오랜만에 쓰는 포스트입니다. 정확히 말해서 2주만입니다. 7월에 블로그를 시작한 후, 하루에 한 편씩 포스트를 올리려고 계획했지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두 달동안 총 20개 글을 포스팅했으니까 이틀에 한 편씩 쓴 셈입니다. 여름이라 더워서 그랬다는 핑계를 대보지만 날도 선선해졌고 부산말로 단디(!) 해야겠습니다.
양복을 입고 과감하게 퀀텀 점프(!)를 하고 있습니다.
바지가 뜯어지지는 않을까 걱정되는군요. 이미지는 야후닷컴에서 찾았습니다.
퀀텀 점프(Quantum Jump)라는 말을 아시나요? 퀀텀 점프는 물리학 용어입니다. 양자 세계에서 양자가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갈 때 계단의 차이만큼 뛰어오르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다른 말로 퀀텀 리프(Quantum Leap)라고도 합니다. 즉, 어떤 현상이 조금씩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계단을 뛰어오르듯이 한 번에 비약하는 것을 뜻합니다. 경제학에서는 이 개념을 응용해 기업의 사업 구조나 방식이 혁신을 통해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실적이 호전되는 경우에 퀀텀 점프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어렵게 들리지만 물이 끓을 때를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학창 시절 배웠듯이 물은 섭씨 100도에서 끓습니다. 아무리 열을 가해도 98도나 99도에서는 끓지 않는 것이지요. 99도에서 100도로 넘어가는 경계에서 바로 퀀텀 점프 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물이 끓는 상태는 그 전과는 완벽히 다릅니다. 물은 서서히 끓기 시작해서 끓는 형태가 심화되는 것이 아니고 끓지 않는 상태에서 끓는 상태로 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학 시간에 배웠던 정비례 그래프가 아닌 계단형 그래프를 생각하면 이해가 한결 용이합니다.
우리 삶에서 퀀텀 점프 현상을 자주 경험하는 순간은 어느 때일까요? 저는 외국어 공부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연초만 되면 굳은 의지로 외국어를 마스터해야겠다고 다짐하지만 작심삼일이 되기 일쑤죠. 다들 아시겠지만 외국어 공부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외국어는 무엇보다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꾸준함이 어느 정도 모이면 조금씩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주말에 몰아서 5시간 공부하는 것보다 매일 아침 1시간씩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외국어 실력은 물이 끓듯이 나타납니다. 산을 오르듯이 실력이 향상되는 게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계단 오르듯이 일정시간 평지를 걷다보면 어느 순간 다음 단계에 올라와 있는 것이죠.
저 역시 영어 공부를 집중적으로 하면서 퀀텀 점프를 체험했습니다. 군복무를 하면서 영어를 집중적으로 연습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매일 영어로 말하고 영어로 생각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렇게 연습하다 보니 계단식으로 실력이 향상되더군요. 학원을 다닌 기억은 없고 EBS 라디오 프로그램을 매일 듣고 따라했습니다. 제대를 할 때가 되니 토익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고, 영국으로 가는 교환학생 티켓까지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영어에 미쳐서 살아가던 그 때가 제가 퀀텀 점프 현상을 생생하게 겪은 시기입니다.
졸업을 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아무래도 그 때만큼 영어를 꾸준히 연습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EBS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으려 하지만 빼먹을 때가 많습니다. 회사에서 지원하는 전화영어 통화를 할 때에서 쉬운 단어나 표현이 바로바로 생각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아침 30분 시간을 내서 아프리카 개인 방송을 하면서 영어 말하기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이름하여 '영읽남(영어 읽어주는 남자)'입니다. 야심차게 시작한 첫 방송에서 네티즌으로부터 "영어 발음이 구리니 미드 좀 더 봐야겠다"는 타박까지 들었지만, 저는 굴하지 않겠습니다. 퀀텀 점프를 체험한 적이 있기에 다시 궤도에 오르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또 하나 퀀텀 점프가 필요한 부분은 블로그 운영입니다. 매일 글을 하나씩 올리려고 다짐했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올 해가 가기 전까지 <날마다 새로운 세상>에 100개의 포스트를 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워킹 데이 기준 하루 한 개의 글을 올려야 합니다. 아직 제대로 된 댓글이나 방명록 메시지도 없지만 물은 섭씨 100도에서 끓는다는 진리를 기억하면서 달리겠습니다. 지금 제 블로그는 20도밖에 되지 않았을 테니까요. ^^
얼마 전 풍물패의 흥겨운 공연을 봤습니다. 이 분들처럼 신나게 렛츠 퀀텀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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