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every reader is a leader, but every leader is a reader.'라는 말이 있습니다. 누가 한 말인 줄은 모르겠지만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독한 독서가라는 사실을 떠올려봤을 때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다독가는 아닙니다. 자주 서점에 들러 트렌드를 파악하려고 노력하지만 책 제목, 작가, 줄거리 정도만 파악해서 뒤쳐지지 않으려고 하는 정도였지요. 어디 가서 잰 체 하려는 세속적인 마음이 컸습니다. 어느덧 저는 20대 후반이 되었고 직장 생활 4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어설픈 지식은 바닥을 드러내기 일쑤고 이렇게 가다가 편협한 가치관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문득 밀려왔습니다.
김민식PD의 블로그를 알게 된 것은 그런 면에서 행운이었습니다. 그는 지독한 독서가였고 책을 읽으면 인생이 바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MBC 입사시험도 1년에 200권의 독서를 해서 통과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런 그는 지금도 1년에 100권 가까운 독서량을 유지한다고 했습니다. 커다란 자극이 되었습니다. 책을 통한 간접경험은 결코 인생을 바꿀 수 없다는 고집스런 철학을 유지하고 있던 저로서는 머리가 멍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체화할 수 있는 직접경험의 범위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어찌보면 독서는 직접경험의 가장 손쉬운 보완재입니다. 둘을 적절히 조화해 나갈 때 인간의 삶의 범위는 무한히 확장될 수 있는 것이죠. 결론은 저의 독서량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책에 집착하기로 마음 먹었죠.
닥치는 대로 읽고 싶었습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정말 독서하기 좋은 세상입니다.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갤럭시탭을 나눠주었고 다른 태블릿PC와 마찬가지로 e-북 기능이 지원되었습니다. 회사에서 구축해놓은 사이버도서관에는 분야가 넓지는 않았지만 약 400권의 책을 열람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출판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 들으면 혀를 끌끌 차겠지만 저는 책을 잘 사지 않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대형서점에서 다 읽어버리거나, e-북을 활용하거나, 회사에서 지원하는 독서통신 프로그램을 활용해 책을 봅니다. 뭐라 그럴까요. 우둔한 핑계일 수도 있지만 책을 사게 되면 안도감이 생겨서 책을 미뤄서 읽게 됩니다. 그리고 그 책은 어느 순간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쌓여가는 책을 놓을 공간도 부족하게 되고요. 그래서 저는 시간에 쫓기면서 책을 읽는 방법을 좋아합니다. 회사 점심시간을 이용해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옆에 두고 새 책을 조심스레 읽어나갈 때의 희열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할 것입니다.
오늘은 공짜 점심을 얻어먹는 바람에 점심시간에 서점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대신 사이버도서관에서 책을 훑어보다가 이지성 작가의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라는 책을 대출했습니다. 말이 대출이지 클릭 한번으로 PDF를 다운받는 것이지요. 이지성 작가는 독서로 인생의 방향을 바꾼 사람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 실제로 그의 책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자기계발서를 잘 읽지 않는 탓에 정독하기 보다는 주장하는 바만 쭉 따라가면서 읽었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책을 읽는 방법도 나름대로 재밌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독서 요령은 목표를 정하고 책을 읽는 것입니다. 우선 책에서 그는 100일 안에 33권의 책읽기 미션을 제시합니다. 이후 점차 양을 늘려서 1년에 365권 읽기에 도전하라고 주장합니다. 책을 읽기로 결심하고 일주일 동안 읽은 책을 살펴보겠습니다. 정독한 것도 있고, 통독한 것도 있습니다.
욕망해도 괜찮아(김두식, 창비)
그들의 생각을 훔치다(동아일보 파워인터뷰팀, 글담)
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이지상, 좋은 생각)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이지성, 다산라이프)
이 네 권은 확실히 마지막 장까지 갔네요. 반면에 절반 정도 읽었거나 책의 초반만 읽고 속도를 붙여 나가야 할 책도 있습니다. (다 읽은 책은 하나씩 V 체크해서 업데이트해 나가겠습니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김종배, 쌤앤파커스)
남자의 물건(김정운, 21세기북스)
불편해도 괜찮아(김두식, 창비) V
뜨겁게 안녕(김현진, 다산책방)
UN 미래보고서 2(박영숙, 교보문고)
7, 8월 독서통신 교재로 받아놓고 펴지도 않은 책도 있네요. 다음은 아직 시작도 안 한 책들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지구 위를 이사하는 법(엘리스 스타인바흐, 웅진지식하우스)
뉴미디어 시대의 비즈니스 모델(이홍규·김성철, 한울아카데미)
미디어 기업을 넘어 콘텐츠 기업으로(성열홍, 김영사)
뜨거운 중동 쿨하게 읽기(매일경제 국제부, 매일경제신문사)
아프리카 파워(비제이 마하잔, 에이지21)
일주일 간 2~3일에 한 권씩 읽은 꼴이고 조금 더 속도를 낸다면 하루에 한 권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장황하게 정리를 한 이유는 보다 동기부여를 확실히 해서 책 읽는 습관을 몸에 배도록 하기 위함이죠. 책을 잘 사지 않기에 사이버도서관에 있는 400권의 책을 모두 보겠다는 욕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번 여름 독서를 테마로 이 한 몸 바쳐보겠습니다. 독서천재가 될 김대리,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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