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조직의 쓴 맛을 보여주마 : 신세계 조직에는 흔히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국어사전에는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개체나 요소를 모아서 체계있는 집단을 이룸, 또는 그 집단'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흔히 조직을 말할 때, (폭력) 조직을 떠올립니다. 사회가 워낙 팍팍해지다 보니까 의미가 확장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조직의 모습은 이런 것입니다. 모두가 웃고 있으나, 그 웃음 뒤에는 각기 다른 사정과 생각이 꿈틀대고 있을지 모릅니다. 조직이란 울타리 안에서 쉽게 드러내지 못 할 뿐이지요. 영화 는 조직과 (폭력) 조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의 매개라고 할 수 있는 이자성(이정재 분)은 경찰입니다. 하지만 조직의 사정 상 그는 폭력조직 '골드문'에 잠임해 프락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신.. 더보기 반드시 크게 들을 것, 그리고 반드시 직접 볼 것!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종횡무진 미국 횡단기! 의 포스터. 갤럭시 익스프레스라는 밴드를 알고 이 영화를 본 건 아닙니다. 뮤직뱅크 출연 당시 갤럭시 S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 수모를 겪은 이 밴드가 어떤 음악을 하는 줄 사실 몰랐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본 후 저는 갤럭시의 팬이 되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들의 공연을 보러 가고 싶을 정도로요. 갤럭시는 이 영화에서 종횡무진 뛰어 다닙니다. 무대에서도 뛰고, 미국 전역을 돌아 다니지요. 그렇습니다. 이 영화는 그들의 미국 진출기(?)를 찍은 다큐멘터리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로큐멘터리(rockumentary)가 되겠군요. 저런 장르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들은 록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실제로 그들이 미국 관중을 뒤흔들기(rock)도 하고요. 갤럭시의.. 더보기 서칭 포 슈가맨 : 두꺼운 삶과 얇은 삶 서칭 포 슈가맨의 주인공 로드리게즈의 모습입니다. 그는 포스터에서 보듯이 뮤지션으로서, 일용직 노동자로서 자신의 삶을 묵묵히 걸어왔습니다. 오랜만에 영화를 한 편 봤습니다. 거의 매주 영화를 한 편씩 보니 한 주만 건너뛰어도 좀이 쑤실 정도입니다. 주로 소외된 영화를 찾아서 보려고 합니다. 천만 관객을 넘은 영화가 한 해에 두 편이나 나올 정도로 영화계는 풍년처럼 보이지만 이면에는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안타까운 현실이 있습니다. 실제로 소수(?) 영화를 보려면 적잖은 수고를 해야 합니다. 몇 안 되는 개봉관을 찾아가야 하고 몇 안 되는 상영시간을 맞추어야 합니다. 며칠 전 포스팅한 것처럼, 영화판도 승자독식이 본격화되었다는 생각입니다. 도둑들이나 광해같이 철저한 기획을 바탕으로 잘 만들어진 영화가 다 가져.. 더보기 뉴스 털어주는 남자, 우기TV의 뉴털남 퇴근할 때마다 오마이뉴스에서 만드는 팟캐스트 방송 을 듣습니다. 이털남은 이슈 털어주는 남자의 줄임말입니다. 손석희의 시선집중, 뉴스브리핑 코너에서 활약했던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가 진행하는 시사 방송입니다. 한가지 주제를 하루에 하나씩 탈탈 털어서 분석한다는 것이 기본 포맷입니다. 퇴근길, 자전거를 타고 양재천을 달리며 이털남을 듣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집까지 오기까지 넉넉하게 자전거로 4~50분이 걸리는데 이털남 한 편을 듣기에 딱 알맞은 시간입니다. 아침에는 출근 시간에 쫓겨서 과속을 하지만 퇴근길은 상대적으로 여유롭습니다. 퇴근길에 듣는 이털남, 이는 저만의 리추얼(ritual)이기도 합니다. 김정운 교수가 말한, 중년이 되었을 때 남자가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그 리추얼 말입니다. 1인 미디어 의.. 더보기 <피에타>의 김기덕은 거장 자격이 있는가 어제는 뤽 베송 감독의 얘기를 했습니다. 오늘은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소식으로 연일 화제인 에 대한 감상을 포스팅하겠습니다. 아침에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듣는데 미니인터뷰 코너에 김기덕 감독이 나오더군요. 어제 귀국 후 공식인터뷰를 했고 그 이후는 일절 인터뷰를 안 한다고 합니다. 다만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토요일의 만난 사람에서 약속을 했기 때문에 예외라고 합니다. 그의 인터뷰를 들으면서 복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상을 타기 위해, 세상에 자신의 방식을 증명하기 위해 영화를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심증이 굳어졌기 때문이지요.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 김기덕 감독은 아리랑을 부릅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뜬금없이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부한 사르트르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런던 올.. 더보기 보이지 않는 연출의 힘, <더 레이디> 지난 주말에는 오랜만에 애인과 영화를 한 편 봤습니다. 가족이 모두 통신사 VIP 회원이라 한 달에 세 편 영화를 공짜로 볼 수 있습니다. 매달 영화를 골라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주말에 본 영화는 뤽 베송 감독의 였습니다. 아웅산 수 치 여사의 삶을 그린 영화입니다. 뤽 베송 감독이 연출했습니다. , , 등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인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적잖은 마니아 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연출가입니다. 는 그의 연출력을 잘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아웅산 수 치가 버마의 민주화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도 그의 인간적 고뇌를 놓치지 않습니다. 아웅산 수 치 역의 양자경(왼쪽)을 연기 지도하고 있는 뤽 베송 감독 아웅산 장군의 딸로 영국인 남편과 결혼해서 아이를.. 더보기 하루하루 살아내기: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 대학 시절, 엑조티시즘(Exoticism)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전공인 사회학 시간은 아니었고 교양으로 듣던 영어 시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때 대표적인 예로 들었던 작품이 고갱의 이었습니다. 백과사전에서 엑조티시즘을 찾아보면 '이국의 정취에 탐닉하는 경향'이라고 나옵니다. 쉽게 말하자면 외국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환상을 말합니다. 누구에게나 외국은 어느 정도 이상향으로 작용하는 게 있고 또 그게 없다면 우리 삶은 얼마나 팍팍할지 생각만으로도 숨이 막힙니다. 미지의 세계라는 표현은 엑조티시즘을 내포하고 있는 아주 적절한 말입니다. 미지의 세계는 동경의 대상일 뿐 아니라 도전의 상대이기도 할 테니까 말이지요. 제가 가보지 못한 나라 중 미지의 세계는 어디일까요? 언뜻 떠오르는 곳 중의 하나가.. 더보기 한밤의 빠리 연애 생애 처음으로 나라 밖을 가 본 건 2004년 여름이었습니다. 입대를 앞두고 있던 우울한 어느 여름날, 배낭여행이란 걸 하기로 했습니다. 특별한 의미와 목적이 있던 것은 아니었고 비행기를 오랫동안 타보고 싶은 소박한 소망 때문이었습니다. 비행기를 오래 타고 가서 여러 나라를 볼 수 있는, 가격 대비 성능비가 높은 대륙은 단연 유럽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런던 인, 빠리 아웃 유럽여행을 시작했습니다. 가는 길에 일본을 잠시 거쳐 하룻밤을 공짜로 보내는 호사를 누리기도 하면서 말이죠. 비행기도 오래 탔지만 기차도 참으로 오래 탔습니다. 유레일패스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며 10개국 이상을 무리해서 찍고(!) 돌아왔습니다. 혈기왕성한 시절의 여행이었지만 외국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던지 하는 짜릿한 일은 일어나지 않.. 더보기 DIY 스타식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시작한 서울 생활은 신기하면서도 낯설었습니다. 소도시(라 쓰고 시골이라 읽는 곳)에서 대중문화, 특히 영화의 혜택을 많이 누리지 못했던 저에게 서울의 영화관은 별천지같은 세상이었습니다. 단관으로 개봉하는 극장에서만 영화를 보다가 멀티플렉스라고 불리우는 휘황찬란한 극장에 갔을 때 느낀 위압감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마치 초등학생 때 서울에 있는 친척집에 놀러와서 처음 벤츠를 봤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어렸을 때 가장 좋은 차는 그랜저인 줄 알고 살던 저는 방학 때 서울에 왔다가 벤츠라는 그랜저보다 좋은 차가 서울에는 아주 많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습니다. 아직도 사촌 형은 저를 보면 '벤츠와 그랜저' 얘기를 합니다. 특히 서울에는 밤에 영화를 세 편 연속으로 보.. 더보기 먹고 마시고 사랑하라 사실 이안 감독을 잘 알지 못 했습니다. 그가 미국 주류 영화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중화권 감독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가 연출한 영화 , 등을 재미있게 봤지만 그것이 감독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두 편 모두 영국에서 교환학생을 하던 시절 어두컴컴한 기숙사방에서 노트북으로 본 것이어서 그런지도 모르지요. 그는 제게 뛰어난 동양 연출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이안 감독의 생애를 찾아보고 그의 필모그래피를 꼼꼼히 살피게 된 건 순전히 이번 여름 계획하고 있는 여행 때문입니다. 얼마 전 본의 아니게 사람들 앞에서 전문가 행세를 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제가 회사에서 하고 있는 업무와 관련된 내용을 강연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거든요. 엄밀히 말하자면 다른 사람.. 더보기 이전 1 다음